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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택이 옳았는지 지금 알 수는 없다. 옳은 선택이 되게 행동하면 되지 않을까. 모든 시간이 경험 3년만에 다시 포스코사거리로 출근. 폰을 팔던 곳도 빵집도 문을 닫았다. 어떤 밥집은 건물을 다 철거했던가. 그나마 남아있는 곳이 많아서 예전 생각이 종종 난다.
. 크게 기대하지 않아서 타격도 적다 해야 할까. 서로 노력했지만 잘되지 않는 인연. 맞추려고 애쓰기엔 현생이 너무 벅차다. 그동안 고마웠다고 말했어야 했는데 시기를 놓쳤네. 새로운 무언가를 배우는 재미 밖에 남지 않은 느낌이다. 앞으로 누구를 더 만나려고 시도할까. 찾을 수 있을까. 아직은 모를 일이다. 어쩌면 올해 내내 준비했던 이직. 열 곳 넘는 회사에 면접을 봤고 그 중 두 번은 행아웃을 썼다. 입사 날짜를 잡았지만 아직은 회사 알아보던 관성이 줄어들진 않는다. 출근하게 되면 달라질까. 가고 싶었던 회사, 거절했던 회사, 결정한 회사 - 어딜 가도 만족할 수 없을 거란 예감이 든다면 문제가 회사는 아니겠지.
. 한 달 전에 사람들도 나도 그랬었다. 장마인데 비가 오지 않는다고. 지금은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싶다. 지겹도록 비가 오는 와중에도 냉장고는 채워야 하고 면접 일정을 잡아야 한다. 이제는 집을 나섰다가 마스크 때문에 돌아가는 일이 없다. 알바는 끝났고, 보고 싶은 사람을 보기는 쉽지 않다.
Bombshell (2019) 범죄자를, 가해자를 내쫓고 처벌하는 모습이 이렇게까지 낯설 일인지 사장, 부사장, 회장 등등이 전부 남자이고 사람이 교체되어도 권력 관계의 구조는 변하지 않는 모습을 봤다 케일라가 방송국을 때려친 이유도 비슷하지 않을까
. 퇴사를 했지만 애매한 비정규직. 유예기간 두 달과 넉넉한 자금이 주어졌고, 어떻게 하면 잘 쓸지 고민이다 마음의 허기는 어쩔 수 없나 싶다가도 짜증이 난다. 언제쯤이면 익숙해질까. 코로나 때문에 노심초사하는 사람에게 만나서 놀자는 얘기가 얼마나 부담이었을지, 생각하고 말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 6일간 연휴였지만 금요일 장지역에서 사람들을 만난 일 말고는 바깥 활동이 없었다. 어디를 가기도 애매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시기. 두 달이 지나서 되돌아보면 퇴사를 연기한 이유는 결국 코로나 뿐이었고. 사실 조금 무섭기도 하다. 새로운 일을 할 수 있을까. 이번 회사에서 만났던 사람들처럼 다음 회사에서도 사람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을까. 언제부터 먼저 전화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본다. 말라깽이씨는 내 성격에 가속도를 붙였을 뿐 원인은 아니었다. 모든 선택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게 마련이라, 거절당했을 때의 머쓱함보다는 혼자 쓸쓸한 편이 더 버틸 만하겠지. 항상 새로운 무언가를 찾으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 환경이 변하지 않아서인지 만나는 사람이 거기서 거기여서인지.
. 퇴사 통보를 했다. 네가 필요하다고, 도와달라는 말을 들었다. 떠날 이유도 떠나지 않을 이유도 충분했다. 고민한다고 현실이 달라지진 않아서 선택을 미뤘다. 당장 나가지는 않겠지만 앞으로도 계속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만 살 이유가 생기진 않을 텐데. 아무도, 아무에게도 라는 말이 머리맡에 자리를 잡게 된 후로는 계속 그랬다. 꾸준히 피로하지만 늦게 자고 적당히 일어난다. 의욕과는 별개로 돌아가는 일상생활.
. 누군가에게는 좋은 사람. 다른 누군가에게는 시발롬. "누군가의 시발롬이 되는걸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당신이 조용히 자기 길만 걸어 다녔어도 인생에 한번쯤은 생판 모르는 누군가의 시발롬이 되어 있었을 것 입니다." 라는 말. 나에게는 이런 면도 있고 저런 면도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는 다시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 차별은 도처에 널려있다. 못 봤다면 관심이 없을 뿐. 내가 즐겁게 보낸 어떤 시간이 타인에게는 지옥이었고. 인과관계 여부를 떠나서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지. 각자의 사정과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다들 자기의 욕심과 한계를 안고 산다. 사람을 지나치게 미워하기도 피곤한 삶. 다만 떠나야 할 때를 아는 사람의 뒷모습은 바람직하니. 두려운 길이 두려운 이유는 실패했을 때의 위험이 크기 때문.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