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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이 동굴을 떠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 쓰는 글, 나만 읽는 글은 굳이 남기지 않아도 괜찮다. 더 말하고 싶은 이야기도 말했어야 했던 사연도 모두 희미하기만 하다. 잊고, 떠나고, 마침표를
. 서른 다섯부터는 이전만큼은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았다고 생각했었다. 후회할 일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출근길 버스를 내리다 부딪친 팔처럼 기억 파편이 조금씩 남아 있다. 화를 내고 싶어서 화를 냈을 뿐이다. 이성적인 회사생활과는 전혀 거리가 멀었다. 가식이 실패했다는 사실을 좀더 일찍 깨달았으면 다른 말을 할 수 있었을까. 말하기 전에 생각했나요. 빡쳐서 아무 쓸모 없는 말을 할 때는 왜 생각이 나지 않았을까. 상황을 개선시킬 방법이 없을 때 부정적인 말만 남는다. 정말 여러 번 봤으면서, 얼마나 추한지 잘 봤으면서 똑같이 했었구나 나도. 내 눈에 보이는 타인의 결함은 사실 거울이었다. 내 부족함에 화를 내다 지치면 항상 분노를 투사할 타인을 찾았다. 밖으로 나왔는지와 상관없이 감정은 기억에 꾸준히 ..
. 허리는 결국 해결 못했다. 신규등록한 동네 짐의 트레이너는 뼈를 교정해 줄 수는 없고 대신 코어 근육을 기르는 법을 알려주겠다고 했다. 생각해 보면 날개뼈나 골반뼈나 오른쪽만 앞으로 나와 있고 이 불균형이 모든 통증의 원인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턱걸이를 할 때 오른쪽 어깨만 올라가는지도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언제쯤 나아질지, 나아지기는 할지도 물음표인 상황. 스티브가 70년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노트를 사용했다면 버키는 자기가 죽이지 않았지만 죽인 사람을 찾기 위해 노트를 사용했다. 정확하게는 자기가 죽인 사람들의 가족에게 사실을 알리려고. 본인이 편하려고 유족을 찾아가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당신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내가 죽였고, 나는 아직 살아있으니, 남아있는 시간 동안 마음껏 나를..
Spider-Man: No Way Home (2021) 초반까지는 자기 멘토 토니처럼 자기 업보를 자기가 만드나 싶었는데 스트레인지의 대사를 들어보니 그냥 캐릭터의 본질적인 모순이었다. 일반인의 삶과 스파이더맨의 삶 둘 다 챙기려고 해서 문제다. 이제 막 스물이 된 인간이라면 정상적인 사고가 아닌가 싶기도 이전에 우주에 다녀왔든 어벤저스 활동을 했든 상관없이 다른 세계의 스파이더맨처럼 친구도 연인도 가족도 없이 혼자 남게 되었으니 고독한 삶을 응원할 수밖에
Eternals (2021) 마블은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면 공들여서 배경과 성격을 보여주는데 이번엔 캐릭터들도 워낙 다양한 데다 수명이 7000살 이상으로 나오니 잔잔한 부분이 많았는지도. 오히려 좋았다. 인격체가 살아있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같은 존재로 유지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이번에는 그 이상을 보여줬네 MCU 전체에서도 특이점이나 시작점으로 기록될 영화같다 파스토스가 인간에게 실망하는 계기로 원폭이 나왔는데 좀더 전범국가 실드치는 느낌이 덜 들게 다른 사건을 선택할 수는 없었을까 아니면 제3자가 보기에 어떻게든 참혹하기는 마찬가지라는 말을 하고 싶었을까 세르시가 이터널스 새 리더가 되어서 되게 좋다. 본체가 미네르바 배우였네
Dune (2021) 기계의 존재감은 최소로 줄이고 인간의 잠재력을 최대한 확장하려는 세계관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1편이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챠니가 비중이 적었고, 제시카랑 베네 제서렉트에 비중을 둔듯
Shang-Chi and the Legend of the Ten Rings (2021) 그동안 자기 잘난 맛에 사는 놈들을 주로 보다가 자의식 없는 히어로가 나와서 넘 반가웠다 버스에서 케이티가 했던 대사는 아콰피나 노래랑 관련 있을거같고
. 도수치료는 받았지만 절반만 성공한 느낌이다. 다리 근육 대부분이 뭉쳐있어서 가동 범위에 문제가 있었고, 치료를 받으면서 나아졌지만 허리에 도움이 됐는지는 물음표. 집에서 내 동작을 찍어보니 앉을 때 상체가 심하게 왼쪽으로 가 있었고, 의식적으로 반대쪽으로 넘기니 오른쪽 기립근 통증이 사라졌다. 탈출하려는 요추는 언제쯤 제자리로 돌아올까 블랙 위도우를 보고 옐레나의 성씨 belova를 곱씹다보니 beloving yelena라고 부르고 싶었을까 생각했다 다시 재택을 하게 되었고, 집합금지로 지인들과 모이지 못하는 상황 외에는 딱히 생활에 변화는 없다. 더위만 좀 나아졌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