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끝나고 나선 사람을 사람이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게 궁금했다
그런데 여기서 나는 어떤 사람을 가정하고 있었을까. 착한 사람? 공정한 사람? 아니면 이성적인 사람?
원숭이이든 인간이든 여기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는
현실 세계에서 흔히 보는 사람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시저의 눈으로 시작과 끝을 알린다
유인원에 대한 신뢰가 있었던 시작과 마음이 부서진 후의 끝을 보여주는
사람 대 유인원이라는 대치 구도를 만들어 놓았지만
갈등관계에 있는 어떤 집단들을 대입해 보아도 어색함이 없을 듯한 캐릭터들의 생각과 행동
시저의 믿음과 코바의 불만, 말콤의 희망과 드레퓌스의 두려움
코바의 복수는 증오가 어떻게 전염되는지 지켜보게 했다
인간의 학대로 마음이 돌이킬 수 없이 뒤틀려버린 코바가
시저를 총으로 쏘고 같은 유인원을 죽이면서까지 인간을 공격하는 것, 그리고
위협을 느낀 인간이 생존을 위해 반격하면서 시작되는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떠올리게 하는 복수의 고리
코바는 알고 있었을까. 그런 선택을 계속할수록
자신이 그렇게 증오하던 인간과 자신이 닮아간다는 것을
언제나 증오하는 존재는 무고한 다수에게 해악이 된다, 다만
무고할 뿐 무지하지 않아야겠지
누가 옳은가 또는 그른가 라기 보다 서로 다를 뿐이라는 메세지
어떤 무리도 완벽할 수는 없다는 진실
예전에 어렴풋이 보았던 패턴이지만 사람이 많든 적든
그 안에서 리더와 악역은 나뉘게 되어 있는 것 같다
사라지지 않을 한계와 부조화를 어떤 방식으로 극복해가는지
또는 극복할 수 있는지가 집단의 수명을 결정하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