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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 2018년 1월 8일

   번째 백수기간이다. 5년 전에 퇴사했을 때는 지금보다 어렸고, 처음으로 맞는 자유였고, 금전적으로는 넉넉한 편이었다.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을 때가 종종 있고, 외로웠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아야 했다. 지금은 어떨까. 


  가 쓴 무언가가 보잘것없어지거나 문제투성이가 되는 상황이 너무 힘들었다. 사람이 읽는 글이든 기계가 읽는 글이든. 조금이라도 오래 남았으면. 정성이 헛되지 않았으면. 어디엔가는 쓸모가 있었으면. 


  간소음을 최근에야 직접 경험하게 되었다. 항상 새벽 네 시 넘어서야 말이 많은 옆방 아저씨. 게임을 하는지 통화를 하는지는 알 수 없다. 일상적인 수면주기를 가진 사람이라면 들을 일이 없는 소리. 주거자는 죄가 없다. 벽이 얇을 뿐.


  2012년이나 2013년 즈음의 나라면 꽤 신나게 제주도로 떠나지 않았을까. 2010년이나 2011년 즈음의 나라면 시네큐브나 상상마당 근처라도 돌아다니지 않았을까. 나는 또 많이 바뀌었다. 내가 무엇을 찾든 밖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비 케이블 때문에 꼭 닫히지 않는 창문 사이로 겨울 바람이 새어 들어온다. 지난해 달력과 전기 요금 고지서로 틈을 막았더니 그나마 좀 낫다. 8년을 한 건물에서 살았다. 2층에서 1층으로, 1층에서 3층으로, 원룸에서 투룸으로. 겨울에 벌벌 떨면서 씻는 일이 지긋지긋하다. 


  술과 과로와 수면부족으로 지난 해를 보낸 말라깽이씨는 결막염으로 새해를 시작했다. 이제 그만 아팠으면 하지만 기도는 올해도 이루어지지 않을 모양이다. 


  은 짧다. 조금이라도 더 좋아하는 일로 먹고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