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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 2017년 9월 9일

   제력이 많이 사라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선택하고 바꾸고 포기해야 할 일이 많아졌다. 선택 자체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하지 않으려고 무의식적으로 애쓰나 싶다.

어쨌거나 상황은 계속 변하게 마련이다.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이미 선택했거나 기로에 서 있다. 

이젠 좀 덜 후회할까. 예전보다 날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을까. 


  격검사 결과는 수긍할 만했다. 

학부시절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오는 오랜 방황을 한 번에 설명할 수 있는 해석이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결정하는 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분명히 예전보단 덜 답답해졌다. 


  부는 점점 더 상태가 나빠지고, 이마 모서리에선 머리가 안 나기 시작한다.

이런 식으로 나이를 체감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약간 슬프다. 


  실 뭘 위해서 이 블로그가 10년이 넘게 살아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예전에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고 여기 말고는 털어놓을 수 없었는데 

30대 중반의 나는 20대 중반의 내가 다소 의아하다.

글 하나하나에 과거의 감정이 박제되어 있어 다시 읽으면 기분이 그다지 좋지 않다. 

좋은 일은 거의 쓰지 않기도 했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