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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 2014년 5월 7일

 쩌면 아무렇지 않을 일이 바람처럼 지나간다. 뷰민라는 일방적으로 취소되었고 그린플러그드는 일정이 연기되었고 2호선에서는 큰 사고를 가까스로 면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지난주엔 2012년 초부터 살았던 집에서 이사를 했고 4년 간 같은 건물에서 2층과 1층 3층을 차례로 옮겨다니는 이상한 상태가 되었다. 예정에 없었던 이사 때문에 계획보다 더 빨리 돈을 벌어야 하고, 자취를 하면서 풀어냈던 독이 다시 쌓이는 게 느껴진다. 며칠 전 언젠가는 광화문 별다방에서 너와 비슷하게 생긴 여자를 봤고 그날 거기에서 너와 마주칠 확률은 얼마일까 생각했다. 요즘은 영화 광고를 봐도 기대하거나 관심을 가지는 일이 별로 없다. 시나리오를 작가가 썼을까 감독이 썼을까. 작가는 글을 수십 번 고쳤을까 수백 번 고쳤을까, 촬영이 끝나기 전까지 어떤 소리를 들으며 살았을까. 이런 의문만. 계획대로라면 이번 주부터 다시 이력서를 들이밀고 다녀야 하지만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이 조용하고 안전하다는 말은 사실 허구다. 매일 다음 날이 오는 걸 바라보며 잠들 수 있다는 건 기적이다. 언제라도 주어진 시간이 여기까지일 수 있으니 하루하루 하고 싶은 일 하려는 일을 온전히 마칠 수 있으면 거기에 감사하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